이 책에서 나는 정확히 반대되는 관점을 주장하려 한다. 즉 우리의 숨겨진 깊이를 도표로 만드는 프로젝트는 단순히 기술적으로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근본적으로 잘못된 발상에서 비롯되었으며, 마음에 \’숨겨진 깊이\’가 있다는 생각 자체가 완전히 잘못되었다는 것이다. 그 대신에 안나 카레니나의 운명을 결정한 행동을 반추해 보면 극단적으로 다른 교훈을 얻게 된다. 즉 현실 세계 인간의 동기에 대한 해석은 허구 인물에 대한 해석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물론 허구 인물은 생명이 없으므로 내면을 가질 수 없다.
허구 인물인 안나가 화요일에 태어났는지에 관한 사실이 존재하지 않는 만큼, 개에 대한 두려움이 있는지, 차르 체제의 안정성에 대한 의구심이 있는지, 또는 모차르트보다는 바흐를 선호하는지에 관한 사실도 존재하지 않는다. 허구 인물에게 \’숨겨진\’ 진실 같은 것은 없으며, 책에 쓰인 글자의 \’표면\’ 아래로는 아무것도 없다.
한 사람의 일시적인 감정적 해석에 지나친 무게를 두는 일은 훌륭한 철학자들의 전유물이 아니다. 우리는 모두 생각과 감정이 부인할 수 없는 진실의 전달자가 아닌 일시적인 창작물이자 순간에 대한 단순한 해설로 여기기 위해 계속 투쟁을 벌인다. 여기에서 위험은 한순간의 추측에 근거한 생각이 다음 순간에는 반박의 여지가 없는 증거가 된다는 것이다. 처음의 생각이 그 자체로 정당화되기 때문이다.
즉 가장 중요하게는 우울과 불안과 관련된 파괴적인 생각과 감정을 한발 물러서거나 비판하거나 묵살할 수 있는, 찰나에 지어낸 이야기로 보는 것이다. 그러나 러셀의 결혼과 마찬가지로 생각의 부정적인 유형을 다루는 일은 우리가 정신적 깊이라는 착각에 빠져 있다면 훨씬 더 어려워진다. 우리가 감정을 그 순간의 조잡하고 비논리적인 해석의 산물이 아니라, 내면세계에서 온 결코 틀리지 않는 전달자라고 본다면 그럴 수밖에 없다.
이는 사랑이 착각이라는 의미일까? 낭만적으로 얽힌 이들은 그저 서로의 생각과 감정, 그리고 자기 자신의 생각과 감정에 관한 동화 같은 이야기들을 지어낼 뿐일까? 전혀 그렇지 않다. 지각과 감정의 심리학은 우리가 사랑에 대한 진실을 찾으려 할 때 가장 깊은 곳에 있는 자아를 향해 가는 것이 아닌 바로 지금 이곳에서 생각과 상호작용의 패턴에 집중해 볼 것을 제안한다. 다른 사람을 좋아한다는 감정, 다른 이를 돕고 그 대가로 도움을 받는 것, 현명하고 적절한 순간에 아드레날린과 긍정적인 감정이 솟구치는 것, 좋을 때나 나쁠 때나 서로를 놓지 않는 것. 이 모든 것은 그저 깊고 진정한 내면 상태, \’진정한 사랑\’의 상태에 대한 증거가 아니다. 사랑이 무엇인지에 대한 그 본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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